하노버 본향교회가 이사를 합니다.
어느 독일 교회가 저희에게 예배할 공간을 허락했습니다.
이름도 특이한 “삭개오 교회”(Zachäuskirche)입니다.
작년 이맘 때 교회 공간을 얻기 위해 애쓰던 중에
저희가 사택을 벗어나 예배드린 곳이 Freizeitheim Linden이었습니다.
이곳은 구청에 속한 시설로써 각종 단체에 공간을 임대해 주는데
대규모 홀에서부터 작은 방에 이르기까지 공간이 꽤 많습니다.
이미 주일날이면 오전과 오후에 몇 개 외국인 교회가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일종의 연대감을 느끼는 그곳에서 본향교회는 거의 일년간 잘 지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곳에서 식사를 하기가 어렵고, 교회 중요한 절기와 긴 여름방학에 휴관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예배 후에 친교는 사택으로 자리를 옮겨서 했고, 휴관 때 예배도 사택에 모여 드렸습니다.
이제 교회 가족이 늘어나고 사택에서 함께 식사하기에 공간이 너무 부족해서
다시금 본격적으로 새로운 장소를 찾아야 할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그 무렵에 예전에 하노버에 살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간 자매가 교회를 방문해서 함께 예배드렸습니다.
그 자매는 가까운 한 독일 분께 우리 교회 이야기를 했나 봅니다.
그 독일 분은 오랫동안 지역 교회와 교회 연합 행사에 열심히 활동하셨고, 지금도 하고 계신 분이어서
두루두루 교회 책임자들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저희가 전혀 알지 못했던 이 분을 통해서 여러 독일 교회에 문의가 이루어지고
마침내 삭개오 교회와 저희와 연결이 되었습니다.
정말 신기하고 은혜로운 과정이었습니다.
모든 의논은 빠르고 순조롭게 이루어졌습니다.
1월 11일에 제가 교회를 방문해서 교회 대표 분을 만나서 교회를 둘러보았습니다.
저희가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함께 의논한 후에,
2월 4일에 저희 교회가 그 교회를 사용하고 싶다는 최종 결정을 전달했습니다.
2월 7일에 삭개오 교회 대표단 회의에서 허락이 결정되었고,
2월 8일에 함께 사용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본향교회는 3월 첫주일부터 이곳을 새 성전 삼아 예배를 드립니다.
독일에서 중요한 일이 이렇게 빠르게 결정된 경험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다음은 지난 2월 8일에 교회를 방문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손힘)
예배실 전면에 스테인드 글라스가 있습니다. 내용은 출애굽의 광야 시대에 이스라엘을 인도한 “불 기둥”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뒤쪽에는 같은 크기로 푸른 색의 “구름 기둥” 창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단 위에 조명은 예수님의 가시 면류관을 형상화 했다고 합니다.
교회 건물은 한바퀴 돌 수 있는 구조로 공간이 연결되어 있고, 가운데 안뜰이 있습니다.
마치 수도원의 Kreuzgang 처럼 조용하고 예쁜 안뜰입니다. 대나무도 자라고, 벚나무도 있습니다.
여름에는 상과 의자를 내어 놓고 차를 마실 수 있습니다.
로비에는 눈여겨 보면 내용을 알 수 있는 채색 유리창이 또 있습니다. 나무 위에 올라간 삭개오와 대화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보이지요?
교회 이름이 새삼 흥미롭습니다.
교회 외부 모습입니다. 2차대전 후에 지어진 아담하고 현대적인 교회인데요, 건축학적인 의미를 인정받아 Denkmalschutz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이 사진은 자캐우스 교회 홈페이지에서 얻어 온 것입니다.)
전체 예배실 모습입니다. 푸른 낱개 의자가 정겹게 놓여 있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예배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벌써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음향도 좋다고 하니, 드리는 찬양이 고울 것입니다.
건물이나 공간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예배자의 마음과 자세일 것입니다.
매 주일 하나님을 사모하며 간절하고 기쁜 예배를 기대하고 드리는 본향교회가 될 것입니다.
이 일이 이루어지도록 여러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주시고 친히 결실하게 하신 하나님을 높이 찬미합니다.
2018. 2. 12. 손창근 목사
PS. 이 글을 쓰면서 떠오른 시편이 있었습니다.
시편 84편인데요, 몇 구절을 옮깁니다. 함께 묵상하셔도 좋겠습니다.
시편 84편/Psalm 84
2 내 영혼이 주님의 궁전 뜰을 그리워하고 사모합니다.
내 마음도 이 몸도, 살아 계신 하나님께 기쁨의 노래 부릅니다.
3 만군의 주님, 나의 왕, 나의 하나님,
참새도 주님의 제단 곁에서 제 집을 짓고,
제비도 새끼 칠 보금자리를 얻습니다.
4 주님의 집에 사는 사람들은 복됩니다.
그들은 영원토록 주님을 찬양합니다.(셀라)
10 주님의 집 뜰 안에서 지내는 하루가
다른 곳에서 지내는 천 날보다 낫기에,
악인의 장막에서 살기보다는,
하나님의 집 문지기로 있는 것이 더 좋습니다.
3 Meine Seele verlangt und sehnt sich nach den Vorhöfen des HERRN;
mein Leib und Seele freuen sich in dem lebendigen Gott.
4 Der Vogel hat ein Haus gefunden
und die Schwalbe ein Nest für ihre Jungen –
deine Altäre, HERR Zebaoth, mein König und mein Gott.
5 Wohl denen, die in deinem Hause wohnen;
die loben dich immerdar. (SELA)
11 Denn ein Tag in deinen Vorhöfen
ist besser als sonst tausend.
Ich will lieber die Tür hüten in meines Gottes Hause
als wohnen in der Gottlosen Hütten.
(성경전서 새번역/Lutherbibel 1984)